
은하선 작가의 이기적 섹스.
처음 이 책을 나에게 소개시켜준 건 다름 아닌 우리 아빠.
어떻게 보면 굉장히 노골적이고 본인의 치부를 드러낸다할수 있지만 이런 책들을 소개해주는 건 참 고마운 아빠다.
이 책은 2015년, 그러니까 내가 중3때 처음 나온 책이었다.
나는 '페미니즘'을 접하고 알아가는 게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담론은 꽤나 오래되었지만 보이지 않아서 몰랐던 것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탈코르셋 운동이 여성들의 목소리를 보다 확실히 확보해주는 좋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서로에게 용기가 되고 힘을 실어주는.
여성에게 특히 터부시되는 섹스, 자위 그리고 여러 에로틱한 상상들.
나도 어렸을 적부터 '왜 나만 이런걸까. 여자가 왜 이렇게 천박한 걸 좋아할까(좋게 말해서..^^). 난 왜 섬세하지 못할까. 난 왜 이상한 상상만 하는거지?' 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진정한 자유라는 게 내 한 몸을 건강하게 지키면서 가능한 것이지만 나를 억압하고 불편하고 즐길 수 없게 만드는 악습들이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
여성들은 커가면서 사회가 바라는 여성상에 스스로를 짜맞추게 된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끝없는 완벽을 향하여.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비교가 되는 대상을 찾는다지만 본인을 끊임없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를 하면서 자신을 낮추는 짓들.
그게 바로 여성들에게 주어진 임무.
코르셋에 맞게 너를 더 조여. 너를 조각해.
기독교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작가도 종교적 신념 때문에 한동안 금욕적인 삶을 실천했었다고 밝혔는데 결국은 하나님이 주신 쾌락을 즐기는 길을 택했다.
나도 많은 의문이 들었다. 짧지만 기독교 생활을 하면서 왜 내 한몸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걸까. 항상 어린 아이가 위험한 것을 가져가면 어떻게든 말리는 것처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나에게 안 좋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정도가 지나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건강하게 즐기면서 살 수 있다. 왜 스스로를 학대하고 비난해가며 즐거운 삶을 부정하고 금욕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과거에 몸 담았던 단체는 폐쇄적인데다 결혼도 단체 안에서만 하는 일종의 이단이었다.
이 책은 작가가 경험한 섹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참 많다. 처음 접했을 때는 낯뜨거운 얘기같지만 읽다보면 참 즐겁다.
섹스토이에 대한 여러 정보와 꿀팁들도 있다.
나는 더 나를 긍정하고 인생 부끄럽지 않게 즐기고 후회남지 않을 추억을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다.
얼마나 주저하고 부끄러워 하면서 스스로를 억압하고 상처만 주었는지 모른다. 난 충분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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